교육

“설교 준비의 기쁨, ‘똑똑한 부목사’ AI에 빼앗겨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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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으로 설교하기』 발간 기념 총신대 ‘설교자 마스터클래스’

AI 설교문? 결국 설교자 책임
김희석 교수 시편 88편 주해
AI 설교문 낭독, 설교 맞는가
AI, 자료 조사·분석 등에 유익
설교 준비 도와 시간 단축돼
AI, 똑똑한 부목사 삼으면 돼
본문 씨름 시간 소중히 해야
설교는 하나님과 영적 소통

▲초반 마스터클래스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초반 마스터클래스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성경으로 설교하기』 발간 기념 ‘설교자를 위한 마스터클래스’가 3월 16일 오후 서울 동작구 총신대학교 종합관 주기철기념홀에서 개최됐다.

신간 『성경으로 설교하기』는 ‘언약신학 관점에서 본 8단계 구약 주해의 이론과 실제’라는 부제처럼, 총신대 구약학 김희석 교수가 지난 15년간 강의 현장에서 검증된 주해 훈련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이날 클래스에는 100여 명의 신학생 및 목회자들이 사전 신청해 참석했다.

김희석 교수가 제시하는 8단계 구약 해석 과정은 다음과 같다. 해석 이전 과정으로 1단계 본문 확정과 개인 번역, 2단계 역사적 정황 연구, 3단계 단어 연구, 4단계 장르 연구, 해석 과정으로 5단계 문학적 정황 연구와 6단계 정경적 정황 연구, 본문 해석 확장 과정으로 7단계 신학과 메시지, 8단계 적용 포인트 및 개요 작성 등이다.

특히 5단계 문학적 정황 연구 중 ‘주제 흐름 분석’과 6단계 ‘정경적 정황 연구’ 중 ‘정경 흐름 분석’은 김 교수가 다년간 학생들이 제출한 주해 보고서를 검토한 끝에 새롭게 창안한 부분으로, 여러 주해 결과들을 묶어내 통전적으로 이해한 뒤 살아 있는 방식으로 청중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부록에는 ‘AI 활용 가능성에 대한 제언과 한계도 담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저자 김희석 교수(총신대)가 먼저 ‘가장 어두운 시편’으로 불리는 시편 88편 주해를 시연한 후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패널로는 저자 김희석 교수와 진행을 맡은 이정규 목사(시광교회), 그리고 일선 목회자인 조영민 목사(나눔교회), AI 및 교육 전문가 김수환 교수(총신대 기독교교육과), AI 이전 성경연구 소프트웨어 로고스바이블 전문가인 김한원 목사(하늘샘교회) 등이 참여했다.

▲김희석 교수가 초반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희석 교수가 초반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토의에서는 설교자들에게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AI 관련 내용이 주로 논의됐다. AI를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AI 설교문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 설교인지 등 근본 문제들도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AI가 설교 준비에 도움을 주는 ‘도구’임이 분명하지만, 결국 설교는 설교자의 ‘책임’임을 분명히 했다. AI로 절약한 시간을 기도와 목회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긍정론도 있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설교 준비의 기쁨’을 AI에 빼앗기지 말자는 권면도 나왔다.

김한원 목사는 “설교 준비 과정에서 AI와 성경 프로그램이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성경 전체에서 ‘헤세드’라는 단어가 몇 번 나오는지를 로고스바이블로 전수조사한 다음, 어떤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는지 등을 AI에 의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검색에 찾는 시간과 노력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일한 평신도인 김수환 교수는 “오늘 김희석 교수님이 시편 88편 주해를 보여주셨는데, 관련 설교 50-100편을 AI에 입력한 뒤 기존 스타일을 참고해 설교 초안을 만들라고 시킬 수 있다”며 “실제로 해봤더니, AI가 오히려 ‘왜 로마서 15장 8-9절은 관련 구절로 넣지 않았느냐’고 지적하더라”고 소개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희석 교수, 김한원 목사, 김주환 교수, 조영민 목사. ⓒ이대웅 기자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희석 교수, 김한원 목사, 김주환 교수, 조영민 목사. ⓒ이대웅 기자

김수환 교수는 “일반 교육계에서는 AI를 통해 본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한다. 교사의 행정 업무를 AI에게 대신 시켜서 자동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인데, 문제는 교사들이 남는 시간에 아이들을 위해 더 노력하는가 하는 것”이라며 “설교자도 마찬가지다. AI에게 기본 자료 준비와 검토 등을 맡긴다면, 남는 시간에 목회자들이 설교 전달력 향상과 기도 등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는가? 그랬다면 AI를 유익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설교의 본질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희석 교수는 “AI 등 이런저런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본문과 씨름하는 나만의 시간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여기서 은혜도 묵상도 나오는 것이다. 결과값만 갖고 설교하려 한다면, 은혜 없이 은혜를 만들어내려 노력만 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한원 목사는 AI 활용 중 태도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만과 함께 거저 먹으려는 태도를 지양하는 것”이라며 “AI로 시간을 단축한다는데, 궁금한 부분을 AI에게 2-3시간씩 계속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한 것뿐 아니라 8단계 전체를 AI로 경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를 ‘똑똑한 부목사’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AI가 우리보다 똑똑할 수는 있지만, 교수나 담임목사는 아니”라며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틀린 답은 지적하며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계도 지적됐다. 김한원 목사는 “AI가 학술 자료나 원어 해석에 대해 공통적으로 틀리는 경우도 있다”며 “저작권 제한이나 데이터 한계 때문에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패널 토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패널 토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수환 교수는 도발적 화두를 계속 꺼냈다. 그는 “1시간 분량의 설교문을 AI로 중·고생 대상 20분 분량으로 바꿨다고 해보자. 이 설교문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애매하지만, 근본적 문제”라며 “저작권이 AI에게 있다면, 우리는 그 변환된 설교문을 사용해도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우리 인간 설교자에게 아까 말씀드린 1시간 설교문을 중·고생 대상 20분으로 변환시킬 능력은 언제 생기는가? 강도사 인허? 목사 안수? 5년차? 이러한 평가 기준은 있는가”라며 “AI라는 도구가 이미 나와 있는데, 쓰지 않고 내 마음을 지켜낼 수 있을까”라고도 했다.

이에 김한원 목사는 “설교 준비에 AI를 사용하더라도, 최종 책임은 설교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주는 결론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할루시네이션(AI가 허위 정보를 사실처럼 만들어내는 현상)이 생겼는데 그대로 설교했다면, 확인하지 않은 설교자의 잘못이다. AI 설교문이 ‘내 설교’라고 말할 수 있다면, 마음껏 쓰셔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민 목사는 “예전과 달리 AI와 각종 프로그램 등이 많아졌지만, 목회자들이 교수님 책에 나온 주해의 기본 단계는 갖춰야 한다”며 “AI 설교문과 성도들에게 설교하는 작업은 전혀 다르다. 연구하고 묵상하고 깨달은 진리가 이만큼 있다 해도, 실제로 강단에서 청중에게 전해야 할 내용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고 시간적 제약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 목사는 “풍성한 연구 가운데 성도들에게 전할 내용들을 다시 선정하는 작업과 함께, 내가 설교를 전하는 청중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그리고 나서 어떻게 설교문을 작성할지 기획도 있어야 한다”며 “성경을 연구하는 시간만큼, 실제로 설교를 준비하는 이러한 구체적인 고민들이 필요하다. 이 고민은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고 조언했다.

▲(왼쪽부터) 김희석 교수, 김한원 목사, 김주환 교수. ⓒ이대웅 기자

▲(왼쪽부터) 김희석 교수, 김한원 목사, 김주환 교수. ⓒ이대웅 기자

설교 준비 과정 자체의 의미도 강조했다. 그는 “성경 본문을 찾고 책을 뒤져가며 연구하는 과정 자체가 설교 준비의 기쁨이고, 제가 행복을 경험한 말씀을 성도들에게 나누는 것 역시 기쁨”이라며 “그래서 설교 시간이 행복한 것인데, 그 기쁨을 AI에게 빼앗겨서는 안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내가 기쁘게 공부한 말씀을 전하고 싶은 대상이 있어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열심히 나누는 시간이 바로 설교”라며 “좀더 적실한 예화나 필요한 데이터를 AI에게 물어보더라도 전하고 싶은 대상에 대해 고민하고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김수환 교수는 “설교 준비의 기쁨을 말씀하셨는데, 교육학에서도 이것이 본질이다. 결국 설교의 본질은 ‘설교자와 하나님 사이의 영적 소통’이다. 여기에 기쁨이 있고 전달자의 역할이 있는 것”이라며 “설교자들이 ‘메타인지’를 갖고, 설교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계속 반추하고 있는가? 이 과정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 신학자나 설교자들을 양성하는 역량 모델은 있는가”고 질문했다.

이정규 목사는 “AI가 아무리 뛰어나도, ‘나는 죄인이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용납을 받은 자’라는 고백을 할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설교가 단순한 교육은 아니고, 교육도 정보 전달만이 전부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설교란 교육적 역할도 있지만, 한편으로 말씀을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서 전하는 증언이기도 하다. 그래서 뜻밖에도 설교자가 지적으로 연약하고 부족한 것 역시 대단히 중요한 증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경으로 설교하기(김희석 | 생명의말씀사 | 272쪽 | 20,000원).

▲성경으로 설교하기(김희석 | 생명의말씀사 | 272쪽 | 20,000원).

김수환 교수는 “사실 성도들은 설교자가 삶을 통해 전하는 설교를 하는지 아닌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설교를 많이 접하다 보니, 바람직하진 않지만 ‘탑백귀’처럼 듣는 귀가 생겨 은혜가 안 될 때도 있다”며 “결국 AI를 쓰고 안 쓰고는 부차적 문제이고, 설교자의 삶과 말씀이 연결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김한원 목사는 “AI를 활용한다 해서 말씀을 깨닫는 기쁨을 얻을 수 없을까? 예전 분석과 주해 방법대로 충분히 연구하고 나면, 시간적으로 설교까지 가기가 너무 험난해진다”며 “AI 역시 하나의 도구일 뿐이고, 적절히 활용하면 새로운 통찰을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AI 자료를 소화하고 숙성시키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과정을 거쳐 내 이름으로 설교를 전할 수 있다면, 도구가 무엇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영민 목사는 “저희 교회는 목요일까지 설교 개요를 다 제출하게 한다. 이후 금토 이틀간 준비한 것으로 사람을 만나거나 묵상하고 기도하며, 제자훈련을 하면서 준비한 설교를 묵상하는 시간을 갖는다”며 “내가 준비한 것은 하늘의 말씀이니, 수준이 되든 안 되든 일단 들으라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이틀은 충분히 고민하고 애쓰며 육화시킨 다음 강단에 올라가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조 목사는 “저희 교회는 모든 교역자들에게 AI 구독료를 지원하고 있지만, 목회자가 해야 할 영역은 따로 있다”며 “영혼을 사랑하지 않으면, 원어 연구와 설교 준비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사랑하기 때문에 목요일까지 설교 준비도 끝내고 AI도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논의를 정리하면서 김희석 교수는 “다들 같은 말씀을 하시는 것 같다. 결국 AI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설교자가 깨닫는 과정의 기쁨이 크다는 것”이라며 “AI를 통해 판이 바뀌었는데, 어떻게 잘 활용해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자. 자칫 평균 하향화될 수도 있다. 자료만 많아지고, 말은 죽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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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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