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강대국 사이에서 길 잃는 나라들… 호르무즈 파병 요청과 성경적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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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221]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라

▲관련 보도 화면. ⓒ연합뉴스TV

▲관련 보도 화면. ⓒ연합뉴스TV

작은 나라의 가장 위험한 착각은 강대국 사이에서 영원한 중립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이다. 역사는 그 믿음이 얼마나 허약한 환상인지 반복해서 증명해 왔다.

고대 유다 역시 그 착각 앞에 서 있었다. 북쪽에는 급부상한 바벨론 제국이 있었고, 남쪽에는 오랜 문명을 자랑하는 애굽이 있었다. 작은 나라 유다는 두 제국 사이에서 어느 편에 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지정학적 현실 앞에 놓여 있었다.

그때 하나님은 선지자 예레미야를 통해 뜻밖의 말씀을 전하셨다.

“너희는 애굽으로 가지 말라(예레미야 42:19).”

당시 사람들에게 이 말은 상식에 어긋나는 명령처럼 들렸다. 애굽은 수천 년 동안 주변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거대한 제국이었다. 반면 바벨론은 막 세력을 넓혀 가는 신흥 강국에 불과해 보였다. 정치 지도자들의 계산은 단순했다. 애굽과 손을 잡으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미 역사의 방향을 보고 계셨다. 그 시대의 흐름은 애굽이 아니라 바벨론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문제는 유다 지도자들이 그 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점이다.

역사를 오판한 나라의 이름은 결국 역사 속에서 사라진다.

강대국을 보는 눈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한다

국가의 흥망은 언제나 강대국을 바라보는 눈에서 갈린다. 힘의 구조를 잘못 읽는 순간 그 대가는 치명적이다.

우리 역사에도 그와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나라가 기울어 가던 시기, 외세의 힘에 기대면 국가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그것을 냉정한 현실 정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선택은 결국 나라를 잃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래서 우리는 그 이름을 기억한다. 이완용.

역사는 사라지는 것 같지만, 결코 잊히지 않는다. 시대가 달라져도 강대국을 바라보는 판단의 오류는 놀라울 정도로 반복된다.

다시 찾아온 선택의 시간

오늘의 국제정세 역시 작은 나라들에게 비슷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안전 문제가 국제 정치의 중심 의제로 떠올랐다.

이 해협은 세계 석유 수송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곳의 안전이 흔들리면 세계 경제 전체가 흔들린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해상 안전을 위한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 역시 그 요청을 받았다. 한국 해군을 파견해 해상 안보를 함께 지키자는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 중국과의 외교적 이해관계, 그리고 국내 여론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말한다.

“굳이 우리가 나설 필요가 있는가.”
“중립을 지키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닌가.”

그러나 국제 정치에서 중립은 선택이 아니라 잠시의 착각일 때가 많다. 강대국의 충돌이 시작되면 작은 나라는 결국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순간을 맞이한다.

역사의 흐름을 읽는 눈

고대 유다가 실패한 이유는 외교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들은 역사의 방향을 읽지 못했다. 애굽의 힘은 보았지만, 하나님께서 움직이고 계신 역사적 흐름을 보지 못했다.

오늘의 세계 질서 역시 거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질서와 권위주의 체제가 충돌하는 가운데, 국제 정치의 중심 축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세계는 다시 한번 새로운 균형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이런 시대에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단순하다.

어느 나라가 더 강한가가 아니라,
어떤 가치와 질서가 역사의 방향을 형성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라

성경에서 하나님은 특정 국가를 지목해 외교 전략을 가르치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하나의 원리를 보여 주셨다.

나라가 길을 잃는 순간은 언제인가.

강대국을 두려워할 때다.
여론의 눈치를 볼 때다.
현실 정치의 계산이 모든 판단을 지배할 때다.

그러나 역사는 결국 가치와 방향을 선택한 나라를 통해 움직인다.

그래서 하나님은 선지자를 통해 말씀하셨다.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라.”

이 말씀은 단지 고대 유다를 향한 경고로 끝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시대의 나라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오늘 우리는 어디로 내려가고 있는가.
강대국의 눈치를 보는 길인가.
현실 정치의 계산인가.
아니면 자유와 책임이라는 가치의 편인가.

▲최원호 목사 캐리커처.

▲최원호 목사 캐리커처.

최원호 박사(Ph.D)

심리학자·칼럼니스트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
예수교장로회 국제연합총회 UPCA

심리학 박사로 서울 한영신대와 고려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했습니다. <열등감을 도구로 쓰신 예수>,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 <나는 열등한 나를 사랑한다> 등 베스트셀러 저자로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칼럼은 신앙과 심리학의 결합된 통찰력을 통해 사회, 심리, 그리고 신앙의 복잡한 문제의 해결을 추구합니다. 새로운 통찰력과 지혜로 독자 여러분들의 삶과 신앙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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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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