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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권 박사, 북한 고산지 적응 ‘대홍단 강냉이’ 개발… ‘28년 연구’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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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식량과 축산 환경 마련될 수 있을 것” 기대

▲김순권 박사가 북한 대홍단 검정옥수수 종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순권 박사

▲김순권 박사가 북한 대홍단 검정옥수수 종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순권 박사

“다음 해 농사 지을 씨감자까지 먹고 있다.”

2022년 북한 양강도 대홍단 지역에는 심각한 기근이 닥쳤다. 북한이 자랑하는 감자 농업 지역이었지만, 봄철 저온과 늦서리, 여름철 집중호우 등 기후 요인에 더해 감자를 같은 땅에 해마다 재배하면서 토양이 산성화됐다.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비료와 연료는 턱없이 부족했고, 불량 종자와 발아 문제까지 겹치며 상황은 한계에 이르렀다. 결국 일부 주민들은 내년 농사를 위해 남겨둔 씨감자까지 먹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북한 관련 소식통들은 전했다.

양강도 대홍단 지역은 우리가 흔히 개마고원으로 알고 있는 지역의 남쪽에 위치하며, 북한 정부가 전략적으로 대규모 감자 농업 단지로 육성한 곳이다. 감자는 한랭·건조한 고랭지 기후에 적합한 대표적인 작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지역은 특히 기온이 낮고 서리가 일찍 내리는 특성상 식물이 생장할 수 있는 기간이 매우 짧다는 한계도 뚜렷하다. 이로 인해 감자와 윤작하기에 적합한 옥수수 재배 역시 쉽지 않은 환경이다.

개마고원 원종이 30년 후 ‘대홍단 강냉이’로

▲김순권 박사가 개발한 북한 대홍단 강냉이. ⓒ김순권 박사

▲김순권 박사가 개발한 북한 대홍단 강냉이. ⓒ김순권 박사

‘옥수수 박사’로 알려진 김순권 박사(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는 최근 몽골 적응 옥수수 MCP와 포항 ICF에서 육종한 검정옥수수를 교배하는 연구 과정에서 놀라운 잡종강세를 보이는 새로운 품종을 얻었다. 이 품종은 우연히도 1999년 평양 용성리 농업과학원에서 수집했던 대홍단 강냉이 유전자원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김 박사는 이 유전자원을 미국, 캐나다, 러시아, 몽골 등의 고산지 옥수수 종자와 끈질기게 교배한 끝에 평균 고도가 높고 춥고 건조한 몽골 기후에 적응한 MCP 종자를 개발했다. 이 품종은 2021년 몽골 농업부에 정식 종자로 등록됐다.

현재 몽골에서는 주로 중국산 하이브리드 옥수수 종자를 재배하고 있지만, 이 품종은 숙기가 길어 짧은 여름 동안 충분히 여물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그 결과 식량과 사료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 반면 MCP는 숙기가 약 한 달 가량 짧아 몽골 환경에서도 충분히 성숙할 수 있으며, 식량 및 사료로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또한 자연수분종(OPV)이기 때문에 수확한 낟알을 다음 해 종자로 재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랭·건조한 고산지대에 최적화된 품종인 셈이다.

이 MCP와 항산화 물질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검정옥수수가 만나면서, 탁월한 잡종강세를 보이는 새로운 품종이 탄생했다. 숙기가 짧아 옥수수 재배가 어려웠던 대홍단 지역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결과다.

더욱이 대홍단 지역은 몽골 고산지대보다 강수량이 풍부한 편이며, 기존 감자 농사와 윤작할 경우 반복 재배로 인한 지력 저하를 보완할 수 있는 농업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양강도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축산업에 옥수수 부산물인 사일리지 사료를 활용할 경우, 옥수수 재배와 축산업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몽골–동북3성–연해주–북한으로 이어지는 ‘옥수수 벨트’

2025년 침례교통일선교포럼은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선교대회를 개최하고, MCP를 통한 기후 위기 극복과 축산 혁명을 제안한 김순권 박사를 특별 강사로 초청했다. 이 자리에는 연해주에서 염소 사육 등으로 고려인 공동체를 돕고 있는 선교사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MCP의 식량 및 사료 가치를 주목하며, 연해주의 광활한 토지에서도 옥수수 재배를 시도해보자는 비전을 공유했고, 올해부터 시험 재배를 시작할 계획이다.

동북아시아 지도를 펼쳐보면 하나의 흐름이 보인다. 몽골에서 시작해 중국 동북3성, 연해주를 거쳐 북한으로 이어지는 ‘옥수수 벨트’다. 몽골과 동북3성은 이미 연구와 성과가 축적된 지역이며, 연해주 역시 그 흐름에 합류하고 있다.

이 북방 농업 혁신의 씨앗이 언젠가 북한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긴장 속에서도 이어지는 기대

남북 관계는 여전히 긴장 상태다. 북한은 “대한민국은 제1의 적대국”이라며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고, 동해상 미사일 발사도 반복되고 있다. 한반도 정세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김 박사는 대홍단 강냉이가 북한 주민들의 식량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대홍단 지역의 산지에 이 옥수수를 심으면 실한 수확을 얻을 수 있다”며 “옥수수 줄기와 잎은 양질의 사료가 되어 가축 사육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더 나은 식량과 축산 환경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시선은 단순한 작물 개발을 넘어선다. 끊어진 남과 북을 언젠가 옥수수가 다시 잇는 매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기대가 그 안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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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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