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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자기 관리 컨퍼런스 ‘루아흐’ 개최
목회자들의 자기 관리를 통해 사명을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도록 돕는 ‘목회자 자기 관리 컨퍼런스’가 24일 오후 1시 장충교회 그레이스 채플에서 개최됐다.
루아흐는 히브리어로 ‘숨’, ‘바람’, ‘생기’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대한민국목회컨퍼런스(KCMC)와 CTS기독교TV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는 현장에서 지치기 쉬운 목회자, 사역자들이 자신의 마음, 관계, 삶을 돌아보고, 하나님의 루아흐 안에서 회복되고 지속 가능한 사역의 길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다.
CTS기독교TV 감경철 회장은 “목회는 사람을 세우는 사명이지만, 그 사명을 담당하는 목회자 역시 한 사람의 성도이자 한 가정의 구성원”이라며 “건강한 목회를 위해 교회의 성장 이전에 목회자의 마음과 관계, 그리고 가정이 먼저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계를 통한 지속 가능한 목회’를 주제로 발제를 맡은 한성열 교수(고려대 심리학부 명예교수)는 “목회자는 특별한 존재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이다. 태어날 때부터 목회자로 규정된 존재는 없으며, 인간으로서의 행복과 성숙이 선행될 때 비로소 목회 역시 건강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인간적으로 불안정하거나 내면이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목회자로서의 기쁨과 만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목회자는 자신이 ‘사람’임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하며, 그 위에서 가정과 사역 모두의 균형 잡힌 행복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이러한 인간적 성숙과 행복의 핵심 요인은 결국 ‘관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랜 기간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진행된 하버드 성인발달 연구에서도 행복과 성공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학력이나 재산이 아닌 ‘좋은 인간관계’로 나타났다”며 “이는 목회 현장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실제로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에는 ‘설교의 질’보다 ‘관계에서 받은 상처’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했다.
아울러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설교는 언제든지 다양한 경로로 접할 수 있지만, 공동체 안에서의 관계 경험은 대체될 수 없기에, 앞으로의 목회는 관계 중심으로 더욱 재편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심리학적으로 인간의 관계는 ‘나와 나’, ‘나와 타인’, ‘나와 하나님(궁극적 타자)’의 세 축으로 설명되며, 이 세 관계가 균형을 이룰 때 진정한 성숙과 행복이 가능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관계로, 내면의 다양한 감정과 갈등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조화시키는 것이 출발점이 된다”고 했다.
이어 “더 나아가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진솔함이 핵심 원리로 작용한다. 감정을 숨기지 않고 정직하게 드러낼 때 관계는 회복되고, 그 안에서 인간은 비로소 자신을 초월하는 성숙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지훈 목사(미국 동양선교교회 담임목사)는 목회를 하면서 경험한 트라우마와 이를 회복하는 과정을 나누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 냈다.
2017년 미국 동양선교교회 담임목사로 취임한 그는 교회 내부 갈등으로 약 4년에 걸친 24건의 소송과 물리적 위협, 재정 압박 등을 겪으며 극심한 긴장과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다. 결국 모든 소송에서 승리했지만, 이후 범불안장애와 공황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받으며 트라우마의 후유증을 경험하게 됐다.
김 목사는 이러한 트라우마를 단순한 신앙의 문제로 보지 않고, 뇌과학적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위기 상황에서 인간의 뇌는 생존을 위해 편도체가 활성화되며 ‘싸움-도피’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 상태가 반복되면 뇌가 지속적으로 위협 상황에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그 결과 실제로는 안전한 환경에서도 불안과 긴장이 반복되고,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 기능이 억제되면서 일상과 사역 모두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트라우마 치유의 핵심은 먼저 과도하게 활성화된 편도체를 안정시키는 데 있다.
김 목사는 편도체를 안정화시키고, 전전두엽을 기능 활성화시키기 위해 3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 번째 방법은 호흡을 통한 신체 안정화다. 일정한 리듬의 호흡은 심박수를 조절하고, 이는 다시 편도체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대표적으로 5초 들이마시고 2초 멈춘 뒤 7초 내쉬는 호흡법이 활용되며, 이는 실제 응급 대응 인력 훈련에서도 사용될 만큼 효과가 입증된 방법이다. 규칙적인 호흡만으로도 뇌는 ‘안전하다’고 인식하게 되고, 긴장 상태가 점차 완화된다.
두 번째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순히 “나는 지금 불안하다”, “두렵다”와 같이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편도체 활동이 감소한다. 특히 신앙적 맥락에서는 시편과 같은 정직한 감정 표현이 큰 도움이 된다. 고통, 분노, 두려움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과정에서 감정과 언어를 담당하는 뇌 영역이 함께 활성화되며 회복이 촉진된다.
세 번째는 눈의 움직임을 활용한 기억 재구성이다. 이는 수면 중 REM 상태와 유사한 효과를 만들어 뇌의 과도한 긴장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특정 트라우마 장면을 떠올린 뒤, 좌우로 눈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면 감정의 강도가 점차 낮아지고 기억이 재정리된다. 이 과정에서 왜곡된 인식, 예를 들어 “모든 것이 내 잘못이다”와 같은 생각을 점검하고 보다 균형 잡힌 인식으로 교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반복 과정을 통해 뇌는 해당 기억을 덜 위협적인 정보로 재저장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그는 트라우마 회복을 위해 장기적인 자기 돌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 필요시 약물 치료,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 안에서의 나눔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또한 목회자 역시 아플 수 있는 존재임을 인정하고, 사역 중에도 의도적으로 쉼을 갖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완벽한 치유를 목표로 하기보다, 반복되는 감정의 파도를 인식하고 조절해 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회복이라고 말하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인간은 다시 건강한 관계와 사역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은영 교수(횃불트리니티 신학대학원대학교 기독교상담심리학과)는 목회자의 가정이 하나님 앞에 어떤 모습으로 나아야 하는지에 대해 나눴다. 이후 CTS기독교TV 감덕규 총괄부사장의 사회로 패널 토의 및 QnA 시간이 진행됐다.
📰 출처: 크리스천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