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바 성경공부 · 신약성서
인자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과 마가복음의 구조
마가복음은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증언하는 책이다. 그런데 마가복음이 그 사실을 증명하는 방식은 화려한 권능이 아니라 인자로서 감당하신 고난과 십자가다. 첫 강의는 이 주제를 세우고, 마가복음의 전체 구조와 초기부터 누적된 갈등, 그리고 메시아 비밀 사상까지 살핀다.
| I | 마가복음의 주제 — 인자로서의 하나님의 아들 |
| II | 핵심 성구와 변화산 |
| III | 마가복음의 여섯 단락 |
| IV | 사역 초기부터 누적된 갈등 |
| V | 신앙고백의 그리스도와 역사적 예수 |
| VI | 메시아 비밀 — 영광을 감추고 오심 |
| VII | 제자도와 선교의 대가 |
강의는 마가복음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세운다. 인자로서의 하나님의 아들이다. 여기서 ‘인자’는 인자한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다. 복음서에서 인자는 사람의 아들, 곧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을 가리키는 칭호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누추한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 달리기까지 하셨다. 그러므로 인자로서의 삶, 곧 인간으로서의 삶은 한마디로 고난의 삶이었다. 강사는 이 단어를 영어 suffering으로 반복해 짚는다.
마가복음은 다른 책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이셨음을 입증하는 책이다. 그렇다면 그 입증의 자료는 무엇인가. 이 땅 위에서 하신 말씀과 사역이다. 우리는 그 말씀과 사역을 통해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알게 된다.
기억할 것
강사는 마가복음 9장 7–9절을 이 책의 주제 요절로 삼는다. 변화산 장면에서 두 개의 결정적인 단어가 한 화면 안에 함께 등장하기 때문이다.
마가복음 9:7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내 사랑하는 아들’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니 곧 하나님의 아들을 가리킨다. 그런데 제자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 예수님은 곧바로 다른 칭호를 꺼내신다.
마가복음 9:9
인자가 죽은 자 가운데에서 살아날 때까지 본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하나님의 아들을 무엇으로 설명하는가. 인자로 설명한다. 그러면 그 인자는 어떤 분인가. 이제 죽게 될 분, 십자가를 지실 분이다. 영광의 선언 바로 뒤에 수난과 부활의 예고가 붙는 이 배치가 마가복음 전체의 논리를 압축한다.
강의는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변화산(Transfiguration) 그림을 함께 본다. 화면 위쪽에는 변형하신 예수님과 모세·엘리야가 있고, 베드로·야고보·요한 세 제자가 그 곁에 있다. 화면 아래쪽에는 산 아래의 복잡하고 혼란한 상황이 펼쳐진다. 산 위의 영적 세계와 산 아래 타락한 인간의 삶이 한 화폭에서 대비된다.
기억할 것
긴 마가복음을 읽기 위해 강사는 먼저 문단을 나눈다. 여섯 단락이다.
1:1–13 · 서론
마가복음의 기록 목적이 1장 1절에 분명히 나온다. 예수 그리스도가 참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선언이다.
1:14–10:52 · 갈릴리 사역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북방, 예수님이 자라신 활동 무대에서 사역이 시작된다. 비교적 원만하고 성공적인 시기였다.
11–12장 · 예루살렘 입성
성전 체제(temple system)를 비판하시면서 지도자들의 이권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힘든 사역의 시기다.
13장 · 종말론 교훈
갈릴리 사역과 예루살렘 수난 사이에 놓인 독특한 장. 다음 단락을 읽는 시각을 미리 건네준다.
14–15장 · 수난
마지막 유월절 만찬에서 공회의 심문을 거쳐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는 역사적 사건을 서술한다.
16장 · 부활 증언
부활과 승천에 대한 제자들의 증언. 자연의 원칙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 사건을 목격자로서 증언한다.
갈릴리 사역이 그래도 원만한 사역이었다면 예루살렘 사역은 힘든 사역이었다. 이미 갈릴리 시절부터 예루살렘의 유대 지도자들은 사람들을 파송해 예수님의 사역을 감시하고 있었다. 두 무대의 대비가 마가복음의 큰 긴장을 만든다.
14장부터 본격적인 수난사가 시작된다. 여기까지는 견딜 만했지만 이제부터는 예수님도 제자들도 어려운 일을 당하게 된다. 장면이 급격히 바뀌는 그 자리에 예수님은 종말론을 두셨다.
이유는 분명하다. 앞으로 닥칠 상황을 제자들이 일상의 시각으로 해석하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사건을 해석할 종말론적 시각을 미리 쥐여 주신 것이다.
기억할 것
예수님의 십자가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종교 지도자·정치 지도자와의 갈등은 선교 초기부터 야기되기 시작했다. 강의는 초기의 세 사건을 짚는다.
| 본문 | 사건 | 충돌 지점 |
|---|---|---|
| 막 1:40–45 | 나병 환자를 깨끗하게 하심 | 병이 나았음을 판정할 수 있는 사람은 제사장 그룹뿐이었다. 예수님의 선포는 제사장 그룹과 지배 계층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 된다. |
| 막 2:1–12 | 중풍병자에게 죄 사함을 선포하심 | 인간의 죄를 용서할 수 있는 분은 하나님뿐이다. 당시 종교 전통에서 이는 신성모독(blasphemy)으로 받아들여졌다. |
| 막 3:1–6 | 안식일에 손 마른 사람을 고치심 | 안식일법은 매우 예민한 법이었다. 예수님은 비판에 맞서 지도자들의 모순과 위선을 도리어 고발하신다. |
세 번째 사건 직후 마가복음 3장 6절은 바리새인들이 나가서 헤롯당과 의논했다고 기록한다. 바리새인은 종교 지도자이고 헤롯당은 정치 지도자다. 성격이 다른 두 집단이 예수님을 죽이는 일에서 손을 잡는다.
이 갈등은 점점 증폭되다가, 예루살렘에서 성전 체제에 대한 비판까지 듣게 되자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점에 이른다. 마가복음 14장 1절은 그들이 예수를 흉계로 죽일 방도를 구했다고 적는다. 흉계란 곧 음모다.
기억할 것
마가복음의 자리를 알려면 신약학이 오래 다뤄 온 한 쌍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신앙고백상의 그리스도(kerygmatic Christ)와 역사적 예수(historical Jesus)다.
신약성경을 크게 나누면 바울이 쓴 바울서신과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다룬 복음서로 구분할 수 있다. 저작 시기는 흔히 생각하는 것과 반대다. 바울서신이 주후 50년경으로 앞서고, 사복음서 중 가장 먼저 쓰인 마가복음이 주후 70년경이다.
| 구분 | 바울서신 | 복음서(특히 마가복음) |
|---|---|---|
| 저작 시기 | 주후 50년경 | 주후 70년경 |
| 강조점 | 신앙고백상의 그리스도 | 역사적 예수 |
| 칭호의 초점 | ‘그리스도’ — 메시아, 신적 이름 | ‘예수’ — 인간으로서의 이름 |
| 보는 눈 | 초대교회의 눈, 교회의 신앙고백 | 목격자의 눈, 생생한 증언 |
| 내용의 성격 | 교리 · 신성 | 전기 · 인성 |
바울서신이 쓰이던 무렵 이미 초대교회의 신앙고백은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사실로 정착되어 있었다. 문제는 그 신적인 면만 강조되다 보니 예수님이 실제로 이 세상에 오셔서 무슨 말씀을 하시고 무슨 일을 하셨는지가 약해졌다는 점이다.
복음서는 바로 그 약해진 자리를 보완한다. 살아생전 예수님이 이런 일도 하시고 저런 일도 하셨다는, 일종의 전기에 해당하는 생생한 모습을 기록한다.
기억할 것
여기서 피할 수 없는 질문이 나온다. 하나님의 아들이시면 화려하게, 힘 있게, 행복하게 사셔야 하지 않는가. 왜 그렇게 힘들게 사셨는가. 수난을 감수하신 분을 어떻게 하나님의 아들이라 말할 수 있는가.
마가복음의 대답은 역설이다. 그러한 하나님이심에도 인간으로 오셔서 수난을 당하시고 십자가를 지셨기 때문에, 우리는 그가 참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확신하게 된다.
구약에서 모세는 하나님을 보고자 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대답은 단호했다.
출애굽기 33:20
네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니 나를 보고 살 자가 없음이니라
그럼에도 모세가 거듭 구하자 하나님은 그를 바위 틈에 두시고 뒷모습만 보이셨다. 그 뒷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모세의 얼굴에 광채가 나서 사람들이 그 얼굴을 바로 보지 못했다. 하나님이 영광 그대로 오시면 아무도 그분께 접근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위엄과 능력과 영광을 감추시고, 낮고 천한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다. 마가복음에는 예수님이 스스로를 메시아로 드러내는 일을 거듭 막으시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을 메시아 비밀(messianic secret) 사상이라 한다.
대통령이나 왕을 함부로 만날 수 없듯, 위엄 있는 분으로 오셨다면 우리는 그분과 교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감추심은 숨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친구가 되시기 위한 것이다.
기억할 것
주님의 십자가는 고통의 십자가인 동시에 우리에게 부활과 희망을 전하는 십자가다. 그것이 하나님의 영광으로 가는 길이다. 이 희망을 바라보는 사람은 오늘의 고난을 묵묵히 견딘다. 강사는 마가복음 전체를 세 문장으로 요약한다.
첫째
예수 그리스도는 고난의 종이셨다
영광스럽게 사시다 마치실 수도 있었으나 그 길을 택하지 않으셨다. 잘못된 종교 체제를 들추어내신 일이 결국 그를 십자가의 길로 이끌었다.
둘째
제자도 — 자기 부인과 십자가
예수님이 고난을 감수하셨다면 따르는 사람의 삶도 그러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자기 몫의 십자가가 있고, 그것을 지는 삶과 자기 부인(self-denial)의 삶이 제자도다.
셋째
선교 —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선교는 없다
제자에게는 선교적 책임이 있고 그 책임에는 반드시 대가가 요구된다. 하나님의 방식은 세상의 방식과 충돌하기에, 고난을 거치지 않는 선교란 없다.
강사는 아주 가까운 예를 든다. 집에서 예수 믿지 않는 아버지 한 사람을 전도하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 부모를 전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고충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 고난을 인내하고 감내함으로써 온 가족이 구원에 이르는 길이 열린다.
기억할 것
| 주제 | 마가복음의 주제는 ‘인자로서의 하나님의 아들’이며, 인자는 사람의 아들을 뜻한다. |
| 주제 요절 | 마가복음 9장 7–9절이 ‘사랑하는 아들’과 ‘인자’를 한 장면에서 연결한다. |
| 구조 | 서론(1:1–13) · 갈릴리(1:14–10:52) · 예루살렘(11–12) · 종말론(13) · 수난(14–15) · 부활(16). |
| 13장 | 수난 단락 앞에 놓여 십자가와 부활을 해석할 종말론적 시각을 제공한다. |
| 갈등 | 나병 환자·중풍병자·안식일 사건에서 시작된 갈등이 누적되어 십자가에 이른다. |
| 두 시선 | 바울서신은 신앙고백의 그리스도를, 복음서는 역사적 예수를 전하며 서로 보완한다. |
| 메시아 비밀 | 영광을 감추심은 우리와 교제하시기 위한 낮아짐이다. |
| 제자도 | 자기 부인과 십자가를 지는 삶이 고난의 종을 따르는 길이다. |
| 선교 | 대가 없는 선교는 없으며, 고난을 통해 열매가 맺힌다. |
마가복음 1:1 · 1:14 · 1:40–45 · 2:1–12 · 3:1–6 · 9:7–9 · 10:52 · 11–12장 · 13:1–37 · 14:1 · 14–15장 · 16:1–20 · 출애굽기 33: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