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던 손현보 목사(부산 세계로교회)가 약 4개월 반의 수감 생활을 마친 뒤 첫 공식 인터뷰를 본지와 진행했다. 손 목사는 지난 1월 30일 진행된 1심 판결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손 목사는 이번 구속과 재판 과정을 두고 “대한민국 건국 이후 목사가 ‘설교 내용’으로 구속되고 유죄 판결을 받은 첫 사례”라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와 양심의 문제”라고 밝혔다.
손 목사는 출소 소감에 대해 “육체적으로는 매우 불편했지만, 마음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평안했다”며 “감옥에서도 감사가 넘쳤고, 오히려 신앙과 사유의 시간을 깊이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 목사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정교분리 원칙’에 대해서는 “의도적 오해 또는 왜곡”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교분리는 국가 권력이 종교를 탄압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원칙이지, 종교가 사회와 정치에 대해 발언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며 “이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의 역사적 배경만 봐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종교단체 해산까지 가능하게 하려는 정부·여당의 움직임에 대해 “중세적 발상이며 독재적 사고”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손 목사는 한국교회를 향해 “양심의 목소리를 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는 외부에서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 스스로 지켜야 하는 가치”라며 “이번 일을 통해 많은 이들이 그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 세계로교회에서 진행된 이번 인터뷰는 크리스천투데이 유튜브 채널에서 라이브됐고, 지금도 시청 가능하다. 다음은 본지와 손 목사의 일문일답(기사 최하단에 유튜브 라이브 영상 링크 첨부).
-출소 소감이 어떠신가요?
“출소 자체에 대해서는 담담합니다. 안에서든 밖에서든 제 입장은 변한 게 없습니다. 다만 저 때문에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기도해 주신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감사할 뿐입니다. 교인들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셨고, 그 마음이 큰 위로가 됐습니다. 교회에 대해서는 단 1%도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교회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끌어 가신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육체적으로는 매우 불편했습니다. 독방은 80cm 남짓으로, 앉기도 힘들 정도였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마음은 어느 때보다 자유로웠습니다. 그곳에서 감사가 넘쳤고,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수감 기간 동안 약 100권의 책을 읽었고, 고대 철학부터 종교, AI와 현대 기술까지 폭넓게 공부했습니다. 또 책 ‘열두 번의 음성과 열세 번의 환상’을 집필해 출간했고, 이것이 영어로 번역돼 해외에서도 소개됐습니다. 감옥은 육체를 가둘 수는 있어도 사유와 양심까지 가두지는 못한다는 걸 깊이 느꼈습니다.”
-이번 유죄 판결에 대한 목사님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저는 재판정에서 판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판사님은 판사님의 양심에 따라 판단하십시오. 나는 내 신앙의 양심에 따라 그 대가를 지불하겠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생긴 이래 목사가 설교 시간에 했던 이야기 때문에 구속된 것은 처음입니다. 다른 정권이었다면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런 현실을 볼 때 교회가 사회와 정치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으면, 우리의 자유는 하나씩 다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제가 이런 일을 당했지만, 다음은 모두가 차례대로 당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 모든 변호사들이나 사람들이 구속영장 실질심사 때부터 ‘이건 100% 기각’이라 했는데, 그때부터 계속 구속이 됐잖아요. 지금 우리나라 이런 현실이 참 안타깝다고 봐야죠.”
-재판 과정에서 판사가 이완용을 언급하며 조롱조의 훈계를 해서 논란이 됐습니다.
“저를 이완용에 비유하며 훈계했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는 완전히 거꾸로 된 판단입니다. 그 발언을 들으면서 ‘이 사람이 법리도 모르고, 상황도 모르고, 역사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부지법 이야기도 꺼냈는데, 저는 그 집회에 간 적도 없고 그와 연관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런 맥락을 끼워 맞춰 인신을 구속하는 걸 보면서, ‘한 사람을 구속하는 데 있어 왜 이 사람이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에 대해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사법 시스템이라면 일반 시민들은 얼마나 억울한 일을 당할 수 있겠습니까.”
-구속 사유 중 하나가 ‘도주 우려’였는데, 매우 모욕적으로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설교 시간에 누군가를 비판했다고 해서 구속이 됐는데, 오늘도 연락이 왔습니다. 어떤 목사님은 설교 때마다 우파를 공격하고 국민의힘을 공격하고 후보들을 공격해도 아무도 고발하지 않고 잡아가지도 않는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거기에 비하면 10분의 1도 하지 않았는데 구속이 됐습니다. 제가 이 지역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33년을 목회했습니다. 수천 명의 교인을 목회하고, 얼굴도 알려진 사람입니다. 어디로 도주하겠습니까? 도주할 이유도, 필요도 없습니다. 증거 인멸도 말이 되지 않습니다. 설교 내용이 전부 유튜브에 올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잡아넣으려는 목적 때문에 ‘도주 우려’라는 말을 넣은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굉장히 비겁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이브코리아 운동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권이 탄핵되고 이재명 정권이 탄생했습니다. 전략적 아쉬움은 없으신가요?
“세이브코리아는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헛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몇 명이 올지 몰랐고, 50명, 100명 정도 모여 기도하자고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첫날부터 수천 명이 모였고, 전국으로 확산됐습니다.
우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려고 했던 것이 아닙니다. 국회가 탄핵을 했으면 헌법재판소가 판단하면 되는데, 그 과정에서 사법부가 무너지고, 법치가 무너지고, 거대 야당이 개입해서 판을 흔들었기 때문에 우리가 나선 것입니다. 사법부에서 단 한 명의 판사라도, 단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판단했으면 결과는 달라졌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사후적인 말로 ‘전략적으로 아쉬웠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저는 우리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기도했고, 우리가 외쳤고, 우리가 경고했습니다. 그 책임은 우리가 아니라 그 경고를 무시한 사람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정권의 현재까지의 행보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권력을 가졌다고 해서 법치를 무너뜨리고, 정적을 제거하고, 별건 수사로 사람을 구속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런 행보는 결국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상대를 잡아넣고 보복하는 악순환을 끊지 못하면, 그 피해는 전부 국민들이 지게 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서 큰 상처가 남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넬슨 만델라와 같은 통합적인 리더십이 나와야 됩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고 봅니다. 힘으로 누르고, 겁을 주고, 침묵하게 만드는 방식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목사님의 설교를 거론하며 개신교 수사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종교재단 해산’ 발언도 거듭 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가짜 뉴스입니다. 저는 ‘이재명을 죽여야 나라가 산다’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그의 사상과 법치 파괴가 사라져야 나라가 산다는 의미로, 김경일 교수의 책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를 패러디해 비유적으로 말한 것입니다. 그런데 주어와 목적어를 바꿔서, 마치 제가 특정 인물에 대한 살해를 선동한 것처럼 몰아갔습니다. 이건 고의적인 왜곡입니다.
종교재단 해산이나 개신교 수사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중세시대 마녀사냥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국가가 종교의 정당성을 판단하겠다는 발상은 독재자들이 늘 해 오던 것입니다. 이런 발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공적 영역에서 나오고, 그것이 문제 제기조차 되지 않는 사회라면, 우리는 이미 상당히 위험한 단계에 와 있다고 봐야 합니다.”
-정교분리에 대한 목사님의 견해는 무엇인가요?
“정교분리는 국가가 종교에 개입하지 말라는 원칙입니다. 국가 권력이 종교를 통제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것이지, 종교가 정치에 대해서 말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국가가 국교를 세우지 말고,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는 내용이 분명히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거꾸로 ‘종교는 정치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침묵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해석입니다. 정치는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정치와 무관한 영역은 없습니다. 침묵하는 것도 정치적 선택입니다. 교회가 침묵하도록 강요받는 사회는 자유 사회가 아닙니다.”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기독교계, 특히 예장 고신의 결집이 미진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역사는 늘 소수가 먼저 깨어 왔습니다. 1938년 신사참배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도 대부분의 교회와 지도자들은 침묵했고, 주기철 목사님 등만 끝까지 반대했습니다. 그리고 교회는 오히려 그분을 면직시켰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역사는 누구의 선택이 옳았는지를 분명히 보여 줬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예장 고신 교단은 총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저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저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동시에 일어나지 않아도 됩니다. 진실은 결국 드러납니다.”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종교 자유 침해에 대해 더 큰 우려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자유의 가치를 피로 지켜온 나라입니다. 종교의 자유가 훼손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합니다. 미국 교계에서 1만 명 이상이 서명했고, 그 서명이 백악관과 국무부에도 전달됐습니다. 제 아들들도 미국의 정치권과 언론들을 만나 이 문제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고, 그것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것은 손현보 개인에 대한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 사회 전반에서 자유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가볍게 봐서는 안 됩니다.”
-향후 계획과 각오는 무엇인가요? 세이브코리아 집회 재개 계획은 있으신지요?
“세이브코리아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과 함께 공식적으로 해산됐습니다. 같은 이름으로 집회를 다시 할 계획은 없습니다. 그러나 자유와 양심이 억압되는 상황이 온다면, 국민은 반드시 저항해야 합니다. 자유는 누가 대신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지켜야 하는 가치입니다. 저는 그 싸움을 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한국 교회는 정교분리를 오해한 채 너무 오랫동안 침묵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양심의 소리를 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다음세대를 위해서라도 성경의 가치와 자유를 지켜야 합니다. 침묵은 중립이 아닙니다. 침묵은 선택이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결국 우리가 지게 됩니다.”
📰 출처: 크리스천투데이